◇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396쪽·1만5000원·민음사 ◇낮의 집, 밤의 집/올가 토카르추크 지음·이옥진 옮김/476쪽·1만6000원·민음사
‘죽은 이들의…’는 교사로 일하다 은퇴 후 폴란드의 외딴 고원에서 별장 관리원으로 일하는 할머니 두셰이코가 이웃 왕발의 죽음을 목격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처음에 사람들은 왕발이 단순히 목에 짐승 뼈가 걸려 질식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그날 이후 미스터리한 죽음이 계속된다. 시신의 주변에는 어김없이 사슴 발자국이 찍혀 있고, 점성학 애호가인 두셰이코는 불길한 무엇인가를 예감한다.
마을 사람들은 ‘사냥 달력’을 발행해 특정한 시기에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정당화한다. 인간과 동물이 모두 동등한 존재이며 점성학이 지배하는 세계를 믿는 두셰이코는 동물 사냥을 옹호하는 경찰과 가톨릭교회, 모피를 불법 거래하는 농장 등이 동물의 응징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의 말처럼 정말 동물들이 인간을 향한 복수와 반격을 시작한 것일까. 작품 후반부에 나오는 뜻밖의 결말에는 세상이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단일체이며 인간이 그 일부일 뿐이라고 여기는 작가의 문학관이 집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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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