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안방마님 야디에르 몰리나(38)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세인트루이스가 밀워키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4-2로 승리, 김광현이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39이닝 7자책)로 데뷔 첫 해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5회초 투아웃을 잡아 놓고 아비사일 가르시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득점권 위기가 닥쳤다. 옐리치에게는 풀카운트 상황에서 포수 몰리나의 사인에 고개를 흔든 뒤 커브를 던져 볼넷을 내줬다. 다행히 라이언 브론을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현지 화상 인터뷰에서 “그동안 의도하지 않았던 볼넷은 2~3개 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5회초에만 그런 볼넷이 2개가 나와서 나에게 실망을 했다”며 “옐리치를 상대할 때 몰리나에게 고개를 흔들고 커브를 던져 볼넷을 내줘 힘들었는데, 몰리나가 끝까지 믿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볼넷 허용 후 아쉬움을 표현하는 김광현의 몸동작이 현지 미디어의 관심을 끈 모양.
이와 관련한 질문에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숨기려 노력했는데 잘 되지 않았고 결과도 안 좋았다”며 “오히려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자유분방해 보이고, 그런 모습을 한국에서 팬들이 좋아해 주셨다. 미국에서도 계속 나만의 시그니처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한국에서도 첫해부터 박경완이라는 대포수를 만났다. 여기서도 몰리나라는 대포수 만났는데, 그런 게 나에겐 큰 행운이다”라며 “아담 웨인라이트와 함께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선배들이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웨인라이트(3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홀로 미국에 남아 힘든 시간을 보내던 김광현의 캐치볼 파트너가 돼 준 베테랑 투수다.
이어 김광현은 “중간중간 몰리나가 좋은 포수라는 걸 확실히 느낀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나를 잘 이끌어줬다”며 “한마디만 더 하자면, 몰리나의 2000안타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