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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관 특별전 온라인으로 만나보세요”

입력 | 2020-09-25 03:00:00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인터뷰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코로나19가 오히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을 바꿔 놨다. 박물관, 전시회, 공연, 영화관람 등이 제한됐고 스포츠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시민과 아이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상상을 키우는 공간인 과학관도 마찬가지다. 21일 찾아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전시관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학생 단체 관람객으로 북적여야 할 과학관에 적막이 흘렀지만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오히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희망에 방점을 찍었다.

유 관장은 과학기술 분야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17년 원자력안전위원회 기획조정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정책관, 대변인을 거쳐 올해 4월 국립중앙과학관장에 부임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지난 몇 개월 동안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과학문화 및 과학체험 콘텐츠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며 “이 과정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두지 않고 일상에서 과학을 체험할 플랫폼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온라인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내놨다. 7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달 남짓 진행한 ‘온라인 사이언스데이’가 대표적이다. 매년 4월 과학주간에 열린 ‘사이언스데이’는 올해 온라인 공간에서 열렸다. 체험 희망자에게 과학키트를 직접 집으로 배송한 뒤 온라인 영상으로 과학의 원리를 직접 배울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과학강연, 문화공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유 관장은 “과거에는 체험 부스를 방문하지 않으면 체험이 어려웠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그런 제약이 없어졌다”며 “준비한 과학키트 신청이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체험 참가자가 체험한 과정을 동영상으로 올리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추가했더니 양방향 과학 체험 소통도 가능해졌다”며 “학생들과 부모가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과학 체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도 모색 중이다. 전국의 국립과학관과 협의해 국립과학관이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특별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유 관장은 “전국 각지에 있는 국립과학관이 진행하는 특별전을 기획할 때부터 동영상 촬영을 염두에 두고 공동으로 관리하고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 국립과학관 특별전을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140여 과학관과는 ‘전국 과학관 온라인 투어’라는 개념의 협력 사업 아이디어도 검토하고 있다. 각 과학관에서 가장 있기 있는 전시물을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어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유 관장은 “기존에는 하기 어려웠던 과학관 간의 협력과 경쟁 모델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관람객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은 고민거리다. 유 관장은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질 좋은 온라인 과학 콘텐츠 개발 역량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과학관의 기본은 오프라인 체험과 현장이라는 지적도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아나갈지, 질 좋은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역량·노하우, 예산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대전=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