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에 학군 출신 남영신 내정
○ 현 정부 ‘육사 배제’ 개혁 완수
울산 출신으로 동아대 교육학과를 나온 남 내정자의 육군총장 발탁은 이미 지난해 그가 지작사령관에 오른 뒤부터 군 내부적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2018년 특전사령관이던 남 내정자가 기무사령관에 임명될 때도 ‘깜짝 발탁’이란 평이 많았다. 기무사 해편(해체와 재편)을 완수하면서 개혁적 성향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은 점도 이번 인사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선 올해 7월 강화도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지휘부 징계 대상에 지작사령관이던 남 내정자가 포함되지 않자 향후 육군총장 발탁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남 내정자 기용은 현 정부의 군 수뇌부 ‘파격 인사’의 연장선이자 ‘육사 힘 빼기’의 결정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사권을 쥔 총장은 죽어도 못 준다”는 육사 출신들의 반발을 고려해 국방장관은 육사 출신을 발탁하되 ‘비육사 총장’이란 군 개혁을 완수한 셈이다. 또 해군(송영무), 공군(정경두) 출신에 이어 육사(서욱)에서 장관이 기용된 만큼 비육사 육군 수장으로 견제와 균형을 꾀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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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장관과 남 내정자처럼 임관 기수(1985년)가 같은 ‘동기 장관-육군총장’ 체제가 출범한 것은 1993년 이병태 장관-김동진 육군총장 이후 27년 만이다. 국방부와 합참 근무 경력 없이 주로 야전에 몸담았던 남 내정자가 향후 야전군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방 정책에 적극 반영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 軍 세대교체 완성-파격 인사 이어질 듯
남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육군 대장 인사는 김승겸(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 42기), 김정수(2작전사령관·육사 42기), 안준석(지작사령관·육사 43기) 등 모두 육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서 장관과 선배, 동기였던 대장급이 이번 인사에서 대거 교체되며 군 수뇌부의 세대교체도 완성됐다는 평이다. 특히 안 내정자는 육사 43기로는 처음으로 4성 장군이 됐다. 원인철 합참의장(공사32기)의 후임인 신임 공군참모총장엔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공사 34기)이 내정됐다.
남 내정자 기용으로 육사 위주의 군 인사, 문화 시스템에도 변화가 예상되면서 충남 계룡대 각 군 본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 달 단행될 중장급 인사 대상 직위가 10개 안팎이라 ‘깜짝 발탁’ 등 기수 파괴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향후 진급 보직에 육사를 중시하는 관행이 옅어지는 등 군 주류문화 청산이 타군으로까지 확산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