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펌프드/마이크 아이작 지음·박세연 옮김/568쪽·2만2000원·인플루엔셜
미국 뉴욕타임스 IT전문기자인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 2008년 창업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큰 위기를 맞은 우버를 12개월간 취재해 스타트업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경쟁 지향적 성향이 독단적 리더십과 만났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분석했다. 저자는 “많은 창업자와 벤처 투자자는 우버 이야기를 실리콘밸리의 최고와 최악을 상징하는 경고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우버의 성공과 위기는 다분히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기자’는 캘러닉의 성향에서 기인했다. 캘러닉은 직원들을 무한 노동으로 내몰았고 편법도 일삼았다. 실리콘밸리에서 종종 ‘나쁜 놈’이라 불린 캘러닉은 자신의 적극성을 왜 모두가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는 “캘러닉은 경쟁을 선(善)으로 봤고, 언제나 승자만 곁에 두려고 했다”고 지적한다. 남성 중심적 사고를 지닌 MBA 출신을 우대한 것도 화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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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들의 압박으로 캘러닉이 2017년 회사를 떠나면서 우버의 위기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저자는 “오늘날의 창업자들 역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구축하기 위해 원칙을 외면하고 지름길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캘러닉이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려놓으며 “…먼저 제가 트래비스2.0을 창조해야 한다” “… 일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라…”며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내용은 곱씹어볼 만하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