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T 연승행진에 윤활유 역할 LG 41세 박용택 9월 타율 0.474… NC전에선 3점홈런 역전승 이끌어 KT 39세 유한준-36세 박경수도 2할대 타율 이달 들어 불방망이 변신 아직 KS 우승반지 없는 세 선수, 평생의 소원 이루려 전의 불태워
LG 박용택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41)은 현역 선수 연장을 발표해도 괜찮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일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한 박용택은 LG의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릴 뻔한 3일 NC전에서 3-5로 뒤진 8회, 짜릿한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속 14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NC 문경찬이 한가운데로 던진 시속 139km짜리 밋밋한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잠실구장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린 것. 9월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박용택은 8월까지 2할대(0.299)였던 시즌 타율을 3할대(0.319)로 끌어올렸다. 박용택을 앞세워 선두권 판도를 뒤흔든 LG는 선두 NC마저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왼쪽부터 KT 유한준, KT 박경수
1군 활동 햇수만 합쳐 ‘반백 년’(49시즌)인 박용택, 유한준, 박경수의 공통점은 한국시리즈(KS) 우승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왕조를 구축했던 현대 출신 유한준은 그의 1군 데뷔(2005시즌) 때부터 현대가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경수는 아예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 본 적도 없다. 최근 ‘은퇴 투어’가 무산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박용택은 “은퇴 투어보다 KS 우승을 하고 헹가래를 받는 ‘우승 투어’를 하고 싶다”며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을 보내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경험 많은 이들의 활약이 팀의 고공비행을 이끄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팀의 상승세와 더불어 평생 꿈꿔온 우승 소원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LG의 8연승은 좌절됐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롯데는 2회까지 10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LG에 12-6으로 승리했다. LG 라모스는 3회 2점 홈런(시즌 31호)을 터뜨리며 1999년 이병규가 세운 한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30개)을 넘어섰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