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주관 지자체 잇달아 행사 취소 온라인-비대면으로 행사 전환 올해는 가을 정취 즐기기 어려울 듯
경남 하동군 북천코스모스메밀꽃 영농조합법인이 올해 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사진은 코스모스꽃이 활짝 피었던 과거 북천면 직전들판 풍경. 하동군 제공
경남지역 가을 축제 19개 가운데 11개는 일찌감치 취소했고 나머지도 대면(對面) 축제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국내 최대 등(燈) 축제로 명성을 날린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1∼11일)는 취소했다. 같은 시기 열리는 개천예술제와 드라마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두 축제는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행사였다. 진주시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바뀌면 유등 전시와 소규모 문화예술 공연, 온라인 공연 등 축제를 일상에서 즐기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남해군은 10월 초 개최해 온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포기했다. 이 축제는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를 주제로 열리는 독특한 행사여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남해군은 또 올해 처음 개최하려던 ‘남해 1973 축제’도 한 차례 연기 끝에 결국 취소했다. 1973년은 남해대교 개통으로 남해가 육지와 처음으로 연결된 뜻깊은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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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다음 달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마산해양신도시 일원에서 열려던 제20회 마산국화축제의 최종 방침을 확정하지 못했다. 드라이브스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다. 차량을 타고 지나가면서 국화 작품을 관람하고 공연은 자동차극장처럼 운영하는 방식 등이다.
25일부터 2주간 열기로 한 하동군 북천면 북천코스모스메밀꽃축제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의 기간이 20일까지 연장돼 주최 측이 드라이브스루나 축소 개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제20회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온라인 축제로 전환해 7∼27일 진행한다. 전시와 체험, 혜민서 운영 등은 모두 취소하고 약초와 농특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다.
부산에선 다음 달 30일부터 사흘간 개최하려던 부산국제음식박람회와 부산마리나셰프챌린지 대회가 취소됐다. 대규모 인원이 음식 섭취 과정 등에서 감염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1월 27일부터 사흘간 사하구 다대포해변공원에서 개최하려던 부산어묵축제도 열지 않는다. 부산어묵을 홍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개최돼 연평균 2만∼2만5000명이 방문하는 지역의 대표 축제여서 업계의 아쉬움이 크다. 다음 달로 예정된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축제와 영도다리축제도 마찬가지다. 앞서 지역 대표 여름 행사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자갈치축제도 그냥 넘어갔고, 명지시장 전어축제는 20년 만에 처음 손님을 맞지 못했다.
울산문화재단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3개 축제의 개최 여부 및 진행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25일부터 사흘간 열릴 2020 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APaMM), 10월 30일∼11월 1일 열리는 제54회 처용문화제, 11월 14일∼12월 5일로 예정된 2020 프롬나드 페스티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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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은 청도반시축제와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경북도 풍물대축제 등을 전격 취소했다.
강정훈 manman@donga.com·정재락·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