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숙 소설가·문학평론가
달력을 보니 어느덧 9월. 여름이 다 지나간 듯하다. 당신의 여름은 어땠나요, 묻고 싶다. 봄은요, 또 이전의 겨울은요. 타인의 지나간 계절이 궁금해 불쑥 울고 싶어질 정도로 나의 그리고 우리의 일상이 쫓기듯 흘러와 버리고 말았다는 걸 안다. 집 안에만 머물고,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해야 하는 일들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허둥대며, 오래 인내하며, 어제를 살고 오늘을 맞이하는 일상. 내일도 또 같은 자세로 살아 나갈 것이다. ‘슬프면서 좋은 거, 그런 게 왜 있는지’ 모르는 마음으로 묵묵히 그러나 막막히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밖은 어두워지고 휴일이 지나가는데 조금만, 조금만, 하며 울듯이 앉아 있’는 대다수의 ‘우리’가 있을지도.
광고 로드중
요즘엔 우리 모두가 그런 말밖에는 하지 않고 또 할 수밖에 없는 무력을 느낀다. 조심하세요, 네. 꼭. 부디 조심하시고요. 진심 어린 당부를 전한다. 어두운 밤은 곧 지나가고 다시금 찾아드는 새로운 계절은 다시 자유로이 숨 쉴 수 있는 나날이기를 소원하며.
염승숙 소설가·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