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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게 재미가 없어…” 대형마트 매대서 사라진 ‘샘플 맛보기’

입력 | 2020-09-01 17:03:00


“코스트코 장보는 게 이제 재미가 없어요.”

미국 오하이주에 거주하는 줄리아 버킹햄 씨는 매달 대형마트 코스트코 장보기를 좋아했다. 남편과 함께 장을 보며 치킨조각이나 큐브 치즈, 머핀같은 식료품 샘플 맛보기가 소소한 즐거움이었기 때문.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이같은 소비자들의 ‘샘플 맛보기’ 즐거움은 사라졌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조(Trader Joe‘s), 홀 푸드(Whole Foods), 크로거(Kroger’s) 등 미 전역 대형마트들이 매대에 손 소독제를 놓은 대신 음식을 맛보게 하던 샘플을 치운 것이다.

3월에는 직원들이 흰 장갑을 끼고 고객들에게 직접 식료품 샘플을 건네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가 심해지며 아예 치우는 것으로 바뀌었다. 트레이더조 측은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비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 환불, 반품 정책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넬대 식품산업관리프로그램 연구원 대니얼 윌리엄스 후커 교수는 “직원들이 식품안전과 위생규약을 준수하면 안전할 수도 있지만, 직원의 감시 없이 쟁반에 과자나 빵, 과일 등을 제공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재채기나 기침을 할 수도 있고 한 이쑤시개로 다른 음식 샘플을 건드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백화점이나 세포라 등 화장품 전문 드럭스토어의 샘플 테스터들도 사라지는 추세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게 되는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등 화장품 테스터와 면봉 등 화장도구들을 플라스틱 덮개로 막아두거나 아예 치운 것이다. 미국 전역에 1260개 매장을 운영 중인 ‘울트라 뷰티’ 대표는 “화장품을 얼굴에 직접 테스트해보던 코로나19 이전의 경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테스터로는 시각과 질감을 보기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의대 감염학과 카산드라 피에르 교수는 “이미 메이크업으로 전염병 병원체가 확산하는 것을 본 바 있다. 소매업체에서 화장품 테스터를 살균할 수 없고 고객이 화장도구를 재사용할 수 있는 등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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