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반한 평론가 인아영 등단 3년차에 러브콜 쇄도 간결하고 정확하게 핵심 짚어 “작품집 해설은 또다른 주석… 어렵지 않고 솔직한 글 노력”
1990년생 문학평론가 인아영 씨는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세계와 나의 관계에 첨예한 질문을 던지는 좋은 작가들이 많아 평론이 즐겁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6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작가들이 팬을 자처하는 1990년생 문학평론가 인아영 씨(30)를 만났다.
그의 비평은 핵심을 정확하게 타격하면서도 간결하고 서정적이다. “다시 한번 더.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한정현 작품 해설) “네, 잘 살겠습니다. 잘 살아보겠습니다”(장류진 작품 해설)처럼 각 작가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압축한 문장도 인상적이다.
대학에서 인류학과 미학을 공부한 그는 “인간의 가장 섬세하고 철학적인 면을 담은 것이 언어예술이란 생각”에서 석·박사 과정에서는 문학비평에 집중했다. 활동 중인 문학평론가 중 가장 어린 축에 들지만 그래서 더 기민하게 ‘요즘 문학’을 들여다본다. 그런 반짝이는 감각을 작가들이 먼저 알아본 셈이다.
“여성, 소수자같이 우리 세대 작가들은 자신이 딛고 있는 사회학적 세계에 훨씬 민감하고, 첨예하고 집요하게 물어보려는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진짜 우리 이야기’를 하는 작품으로 나와 세계가 맺는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요.”
그는 비평가는 “예술을 통해 세상의 논의와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경유할 때 더 풍부하고 섬세하게 세상과 연결된다”고 했다. 등단 계기도 한국문단의 ‘페미니즘 리부트’ 논의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욕구였다.
문학이 침체됐다고들 하지만 인 씨는 한국 문학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좋은 작가들이 너무 많다”며 “조남주 최은영 등의 책이 일본 대만 등지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것도 동시대 독자들의 문제의식과 맞닿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즘 한국 문학’이 궁금한 독자에겐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추천했다. “모계에 대한 상상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