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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서도 ‘센 언니’ 대세

입력 | 2020-08-25 03:00:00

산전수전 다 겪은 언니들
인생경험담-조언 내세워
자기계발서 에세이 출간




가수 이효리 제시 등이 뭉친 ‘환불원정대’(어느 가게에서도 막힘없이 환불을 받아낼 것 같은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처럼 최근 대중문화에서 ‘센 언니들’이 인기다. 남의 시선에 아랑곳 않는 패션과 당당한 말투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출판계에서도 센 언니 흐름은 대세가 되고 있다. 산전수전 겪은 언니들의 인생 경험담이나 조언을 내세운 자기계발서, 여성 간 우애나 연대를 다룬 에세이집이 잇달아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번역서 제목의 적극적 의역은 특히 도드라진다.

최근 놀 출판사가 펴낸 에세이집 ‘장래희망은 이기적인 년’은 원제가 ‘Stay Sexy and Don‘t Get Murdered’로 ‘죽지 않고 섹시하게 살아남을 것’ 정도로 직역된다. 여성이 표적인 범죄 이야기를 나누던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책인데, 요즘 트렌드에 맞춰 과감히 의역하고 ‘인생 좀 조져본 언니들의 유쾌한 카운슬링’이란 카피를 달았다. 한나비 팀장은 “여성은 예의를 차리거나 이타적이 되려다 결국 피해를 입은 경험이 많다는 데서 착안했다”며 “시대적으로 ‘쿨 걸’을 원하는 트렌드를 반영해선지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평범한 워킹맘이 기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여자는 사업을 모른다는 헛소리가 지겨워서’(코쿤북스)도 원제는 ‘What It Takes(조건)’이지만 센 언니 느낌으로 의역했다. ‘여자들은 감정적이다’ ‘숫자에 약하다’ 같은 사회적 통념에 저항해 승리한 투사의 느낌을 강조했다.

언니는 타깃 독자층에게 강력한 친근감과 유대감을 발휘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문고본 형식의 에세이 시리즈의 원조 격인 ‘아무튼’ 시리즈는 최근 ‘아무튼, 언니’(제철소)를 펴냈다. 경찰인 저자가 신입 경찰 교육기관인 중앙경찰학교에서 만난 여성 동료들과의 우정, 우애를 그려냈다.

부당한 통념, 성차별 탓에 먼저 고생해본 언니들이 전수해주는 삶의 노하우를 표방하며 여성 독자의 공감과 호기심을 적극적으로 유발하기도 한다. ‘배 아픈 언니들의 억울해서 배우는 투자 이야기’(메이트북스) ‘좀 놀아본 언니의 미심쩍은 상담소’(청출판) 등이 그렇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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