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 ‘은하수를 건넜다’ 출간
자연과 삶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노래하는 김용택 시인. 동아일보DB
김용택 시인(72)의 새 동시집 ‘은하수를 건넜다’(창비)에 실린 시 ‘혼자였다’다. 코로나19로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못하는 지금, 가슴에 더 와 닿는 시들이 많다. 절판된 시집 ‘내 똥 내 밥’에서 시 여러 편을 가져와 새로 써서 담았다.
김 시인은 머리말에서 “내가 사는 산골 마을에 어린이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어린이가 없는 마을은 정말 심심하다. 그 심심함이 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은 지구와 자연, 그리고 생산과 소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해”라며 “작고 낮고 느리게 살게 하는 농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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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러/마당에 나갔다./은하수가 길게 흐른다./양말을 벗고/바지를 걷어 올리고/신발을 벗어 들고/은하수를 건너갔다가/다시 건너왔다./첨벙첨벙 은하수 물은/얕았다.’
표제작 ‘은하수를 건넜다’는 하얀 은하수를 하염없이 올려다보며 맑은 밤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후 쏟아낸 듯하다.
향토어로 나눈 대화를 실감나게 담은 ‘장날’, 논두렁을 따라 집에 가다 만난 개구리들을 묘사한 ‘개구리’, 같이 일하고 먹고 놀며 거짓말 하지 않고 살았던 시절을 노래한 ‘옛 마을’ 등 자연과 사람살이를 편안한 언어로 해사하게 그렸다. 수명 작가가 연필로 그린 그림은 수묵화처럼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