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위험종목 27건중 20건 ‘바이오’ 올해 9배뛴 수젠텍, 5일새 39% 급락… 일부 오너 상승 틈타 지분 매도 논란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오주가 약진하고 있지만 이상 급등락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종목도 적지 않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기업 오너는 주가 상승을 틈타 보유 지분을 팔아치우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 바이오주 과열 주의보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투자위험종목 지정 건수 27건 중 의약품과 의료기기, 마스크 등 바이오 종목은 20건이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이 많이 증가한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코스피 4개, 코스닥 8개가 바이오 업체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업체에서 시작된 바이오 열풍은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인공호흡기 업체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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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정부가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자 환인제약,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원제약 등은 덱사메타손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만으로 대거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국내 제약업체인 바이오솔루션은 미국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이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장중 한때 13.9% 급등하기도 했다.
○ 주가 오르자 오너 주식 매도 논란
일부 바이오기업은 주가가 오른 틈에 오너와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해 논란이 됐다. 4일 우리들제약의 김혜연 대표는 보유 주식의 절반가량을 매도해 2억7066만 원을 현금화했다. 우리들제약은 자회사인 엑세스바이오가 지난달 말 FDA서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었다.신일제약은 덱사메타손 관련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홍성소 회장의 배우자 신건희 씨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 이 사실을 지난달 24일 공시하면서 다음 거래일(27일) 주가는 29.95% 곤두박질쳤다.
바이오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투자 재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백신 연구는 규모와 자금력이 있는 해외 업체들이 앞서고 있다”며 “한국은 중증환자 비율이 낮아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바이오업계에 호재성 뉴스가 많은 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 종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가가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