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서품 60주년 함제도 신부 인터뷰 묶어 ‘선교사의 여행’ 출간 故 장익 주교 부탁 받고 한국行 “남북 교류-화해 위해 노력할 것”
한국에서 선교사로 살아온 60년의 삶을 다룬 책 ‘선교사의 여행’을 출간한 함제도 신부. 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올해 사제 서품 60주년인 회경축(回慶祝)을 맞아 ‘선교사의 여행’(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사진)을 출간한 함제도(미국명 제라드 해먼드·87) 신부의 말이다. 이 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 구술사 채록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함 신부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한국인으로 살다 죽을 것”이라고 했다.
“(장) 주교님 선종 전에 여러 차례 만났다. 그분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바로 무관심이다. 반대로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나.”
함 신부는 청주 교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청주 수본성당을 건립했고 북한 결핵환자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60여 차례 방북하기도 했다.
그는 장 주교와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기억을 언급했다. “그분들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신이 북으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남북 교류와 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해 그는 우려를 표시했다. “누가 나에게 당신은 보수냐, 진보냐고 물으면 ‘그리스도 사랑을 전하는 가톨릭’이라고 대답한다. 교회 나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사는 게 중요하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