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익 268억, 작년 전체의 倍 대출도 상반기 2조8000억 늘어… 은행 순익은 최대 45% 떨어져 대조 플랫폼 활용 증권-카드 수수료도 ↑ 하반기 기업공개 본격 실무준비
5일 카카오뱅크는 2분기(4∼6월) 약 2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상반기 전체로는 총 45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6억 원)에 견줘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일 뿐 아니라 작년 한 해 순이익(137억 원)보다 많다. 2분기 총자산도 24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원 늘었다. 우리·신한·KB국민은행 등이 코로나19 관련 대출이나 사모펀드 판매사고 위험 관련 충당금 지출로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1%, 3.7%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과 같은 재무적 리스크가 없었던 카카오뱅크는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며 이자수익이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대출액은 17조6800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2조8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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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254만 명으로 설립 첫해인 2017년 말(493만 명)보다 2.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20, 30대 이용자 비율이 47%로 여전히 높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정착하면서 50대 이상 이용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편 자본금 확보 문제를 해결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최근 대규모 증자로 자본금을 9000억 원까지 늘리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을 야심 차게 선보이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도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전통적인 은행권이 차지하던 영역을 일부 뺏어오고, 새로운 시장을 키우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적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비대면 금융의 약진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