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폭력사태를 종식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존 흄 전 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 당수가 2일(현지시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AFP통신에 따르면 흄의 유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존이 짧은 시간 병을 앓은 후에 오늘 아침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이 사실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그의 죽음을 알렸다.
이어 “존은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형제였다. 우리 대가족 모두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의 상실을 깊이 느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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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79년 SDLP 당수가 된 이래 북아일랜드 문제에 주력한 그는 1988년 정적이었던 신페인당 당수 제리 애덤스에게 비공식 대화를 제의, 영국·아일랜드 정부·신페인당·프로테스탄트 의회그룹 등 모든 정당들이 참가하는 역사적인 아일랜드 평화협상을 이끌어냈다.
이 협상은 북아일랜드에서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원하는 가톨릭 민족주의 공동체와 영국의 일부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신교 통합주의자들 사이의 30년간 유혈분쟁을 종식시키는 시발점이 됐다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그는 30년 간 약 3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일랜드 폭력사태를 끝낸 공로로 1998년 얼스터통합당(UPP) 당수 데이비드 트림블과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의 부고에 여야 할 것 없이 애도를 표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존 흄은 정치적 거물이자, 미래는 과거와 같아야 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 선각자였다”며 “북아일랜드 평화에 대한 그의 공헌와 함께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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흄은 지난 2001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SDLP 대표직을 사임한 뒤 치매가 발병해 최근까지 런던데리 양로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