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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다음달 예정됐던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경기 시구를 돌연 취소했다. 시구 계획을 발표한 지 3일 만에 나온 돌연 취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백신 관련 회의, 경제문제를 포함해 중국 바이러스에 집중하느라 8월 15일 양키스타디움 시구를 하지 못한다. 이번 시즌 내 나중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3일 전인 23일 백악관 기자회견 도중 자신이 랜디 레빈 뉴욕양키스 사장으로부터 시구 부탁을 받았다며 다음달 15일 보스턴 레드삭스-양키스전에서 시구를 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워싱턴 내셔널스 개막전 경기에서 시구를 하기 몇 시간 전에 나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취임 후 단 한번도 시구에 나서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었기에 더욱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에서 시구를 것이냐는 질문에 “MLB와 경호실에서 나에게 무거운 방호장비를 입혀야 해 뚱뚱해 보일 것”이라는 농담으로 대답을 피했고 실제로 경기만 관람했을 뿐 시구에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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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양키스 시구 초청’ 발언 이후 양키스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 등 뉴욕 지역 인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25일 트위터에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하고 나서 한다는 다음 행보가 마운드에 인종차별주의자를 초청하는 것은 아니다.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운동을 위해 무릎을 꿇은 선수들에게는 찬사를 보낸다. 증오에 동조한 경영진들은 역사와 도덕에 있어서 잘못된 편에 선 것이다”라고 맹비난했다.
루벤 디아즈 주니어 뉴욕시 브롱크스 보로(자치구)장도 성명을 내고 “우리 모두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계속 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같은 당당한 백인 우월주의자에게 영합하는 MLB에 이것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