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배추가 바이러스 차단제 역할… 당장 아침식단에 포함시켜라” 절인 양배추 먹는 獨도 사망률 낮아… 2003년 사스때도 ‘예방효과’ 돌아
프랑스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발효음식이었다. 한국에서는 김치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이야기다.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장 부스케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명예교수 연구팀은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지역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발효된 배추를 주식으로 삼는 국가들의 사망자가 적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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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김치가 있다면 독일에는 사워크라우트(Sauerkraut)가 있다. 사워크라우트는 채를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독일식 김치다. 소시지 등에 곁들여 먹는다. 연구진은 독일,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발트해 국가들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내 프랑스어 또는 이탈리아어 사용 지역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스위스 내에서도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이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보다 사망자가 훨씬 더 많았다는 점이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선 사워크라우트를 먹기 때문에 이를 먹지 않는 지역보다 사망자가 적었다는 의미다.
요거트 등 발효음료를 많이 먹는 그리스와 불가리아, 상어알을 발효시킨 캐비아를 많이 먹는 터키도 같은 이유로 다른 유럽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작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부스케 교수는 “발효 배추와 요거트가 일종의 천연 바이러스 차단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발효된 배추를 섭취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는 ACE2(앤지오텐신 전환 효소2)라는 효소와 관련이 있다. ACE2는 인간의 세포막에 있는 효소인데 주로 폐에 많다.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와 결합해 신체에 진입한다. 발효된 배추를 많이 먹으면 ACE2가 줄고, 바이러스가 신체에 침투할 가능성도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발효 배추는 항산화제가 많아 면역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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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케 교수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과 식생활 연구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식단을 바꾸면 코로나바이러스 면역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당장 아침 식단에 절인 채소를 포함시켜라”고 권고했다. 부스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연구단체인 ‘만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국제연합(GARD)’ 의장을 맡아온 전문가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과 변환 알레르기(Clinical and Translational Allergy)’에 게재됐다.
제이딥 레이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계속 파악해 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대규모 데이터에서 관찰된 상관관계는 탐구할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