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문학동네는 소설가 김봉곤의 단편 ‘그런 생활’이 사적 대화를 무단 전제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피해 당사자의) 해당 부분 삭제 요청은 이행했고, 수정 사실 공지는 당사자와 작가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이 작품에는 작가의 지인인 출판편집자 C 씨와의 지극히 사적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C 씨의 동의 없이 원고지 10매 분량으로 전재돼있다. C 씨에 따르면 지난해 이 작품이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실린 뒤 지속적으로 수정을 요청했으나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집’(문학동네)과 단편소설집 ‘시절과 기분’(창비)에 그대로 수록됐다. C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자 두 출판사는 올 5월 인쇄본부터 수정했지만 이 사실을 공지해달라는 C 씨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고 나서야 원고를 수정한 이들 출판사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젊은작가상의 또 다른 수상자인 소설가 장류진은 이날 자신의 SNS에 “수정 사실을 왜 공지하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 그 사실은 독자뿐 아니라 공저자인 다른 수상자들에게도 알려줬어야 했다”며 “문학동네의 대처에 실망과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SF작가 겸 변호사인 정소연 씨 역시 “교묘하게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며 “옳은 말 하던 분들의 갑작스럽고 집단적 침묵, 아주 잘 봤고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배명훈 씨는 “한국문학의 윤리를 이제 잘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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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