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비용으로 ‘작은 광고판 역할’ 세로형-형광색 등 화려하게 변신
책 표지의 3분의 2를 덮어 제2의 표지처럼 디자인하거나 책 제목을 아래로 내리고 띠지를 위로 올린 책.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책을 눈에 띄게 하는 게 띠지의 존재 이유다. 표지가 흰색일 땐 과감한 형광색 띠지를 사용하고, 코팅이 돼 반질반질한 표지에는 거친 종이 질감의 띠지를 사용하는 등 시각과 촉각을 다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표지의 3분의 1 정도를 가리는 가로 띠지가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3분의 2를 띠지로 덮어 제2의 표지처럼 보이게 하는 등 변주도 다양하다. 책의 절반을 세로로 덮는 띠지를 쓴다거나, 아예 제목을 표지 하단에 넣고 띠지는 맨 위로 끌어올리는 과감한 디자인도 있다.
표지 디자인을 구상할 때부터 띠지 디자인까지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책표지 디자이너인 석윤이 씨는 13일 “표지 디자인이 강조되다 보니 출판사 로고를 아예 빼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띠지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며 “띠지에는 표지에 넣지 못한 카피 문구를 마음껏 사용하되 감각적인 접근이 필수”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띠지를 계륵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띠지를 ‘거치적거리는 존재’로 인식하는 독자가 적지 않고 책이 광고로 덮이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많아서다. 띠지를 거의 쓰지 않는 출판사도 있다.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는 “띠지는 포기하기 어려운 광고판이 맞다”면서도 “상업성에 거부감을 갖는 독자들에게는 쉽게 버려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출판 디자이너이기도 한 알마 안지미 대표도 “굳이 띠지가 아니어도 다른 방법으로 홍보할 수 있다”며 “책 출간 이후 수상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띠지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