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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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보고시점을 조작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이준영 최성보)는 9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허위로 박 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20~30분 단위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변한 서면질의 답변서는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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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데 김기춘 피고인은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해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는 취지로 국회 서면 답변서에 기재했다”며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애매한 언어적 표현을 기재, 허위적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1심과 같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국회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정무수석실에서 대통령 행적을 정리해 작성한 문서는 내부회의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허위공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을 기만한 행위는 비난받아야 한다”며 “다만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서면 답변서 중 일부 내용만 허위인 점을 보면 1심의 양형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장수와 김관진 피고인에 대해서는 1심이 적절히 판단한 바와 같이 무죄”라며 “검사가 충분히 입증해야 했는데도 입증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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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는 생명의 존엄성을 모욕했을 뿐 아니라 권력을 가진자에 대한 면죄부를 줬다”며 “검찰은 반드시 김 전 비서실장 등에 대해 상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정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TF(태스크 포스) 소속 변호사도 “김 전 비서실장 등은 ‘청와대 캐비닛 문건’이 나온 후에야, 5년 만에 기소가 됐다”며 “위기사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받은 처벌이 이 정도라면, 국가적 참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형량 역시 너무 적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김기춘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을,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1심에서 김기춘 전 실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에게는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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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전 실장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해 지침 원본을 손상하고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