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씨 美 맨해튼 음악대학원 장학생 입학 선천적 망막 이상 딛고 실내악 전공 중고교때 한빛예술단 악장 맡아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에서 초중고교과정을 마친 김 씨는 한빛예술단 오케스트라에서 중3 때부터 고교과정 졸업 때까지 악장을 지냈다. 한빛예술단 오케스트라는 한빛맹학교가 이 학교 학생과 외부 중증 시각장애인을 오디션으로 선발해 운영하는 관현악단이다. 국내와 독일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연주를 펼치며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려왔다.
“오래 꿈꿔온 일이 이뤄진 거죠. 맨해튼 음대로서도 대학원 기악 전공으로 시각장애인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예상 못 한 일은 아니었지만 떨리고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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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낭만주의 레퍼토리, 특히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사랑하고 즐겨 연주한다. 열정적이고 듬직한 면이 좋다고 했다. 올해 영상 심사로 치른 워싱턴 영 솔로이스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9월 케네디센터에서 리사이틀도 열게 돼 겹경사를 맞았다. 온갖 기교를 펼쳐내기로 유명한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를 연주할 예정이다. 이 공연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그는 “기교만으로 빛나는 연주자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며 선한 영향을 끼치는 연주가가 목표”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