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출범해 스포츠(성)폭력 실태 조사 등 그러나 체육계 폐쇄성으로 제대로 된 역할 못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의 고(故)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 경주시청 지도자와 선배들의 폭설과 폭행,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수개월 전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된 조치를 하지 않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 내 부서인 클린스포츠센터에 속한 스포츠인권센터는 스포츠계 폭력 사건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지난 2005년 7월 선수보호위원회 및 선수고충처리센터로 처음 출발했다.
이후 2008년 10월에는 스포츠 인권 보호 지원 업무 전담팀을 설치했고, 이후 주기적으로 연구용역을 통해 스포츠(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해왔다. 또 2019년 2월에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선수인권상담실을 개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도 실제 스포츠인권센터가 그간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고소했을 때도 뒷북 행정으로 뭇매를 맞았다.
일각에선 스포츠인권센터가 대한체육회 산하여서 선수들이 피해자 보호가 미흡할 것을 염려해 신고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이번 고 최숙현 사건에선 신고가 접수돼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포츠인권센터가 피해 접수를 클린스포츠센터에 보고했지만 사실상 묵살됐다. 체육계의 폐쇄성이 또 한 명의 피해자를 만든 것이다.
한편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 4월 대한체육회에 폭력 행위를 알렸으나, 별도의 조치가 없자 지난달 26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