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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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 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7)는 어쩌다가 14명을 살해하고 9명을 성폭행한 ‘괴물’이 되었을까. 경찰은 그의 과거사에 주목했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춘재는 스스로 굉장히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친동생이 초등학생 때 물에 빠져 익사로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이춘재는 그것을 표출을 하거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춘재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입대 이후다. 이춘재는 탱크를 운전하는 부대에서 근무했는데, 탱크를 몰고 갈 때 뒤에서 다른 탱크가 따라오는 걸 보고 굉장히 큰 우월감과 희열을 느꼈다. ‘내가 주도적으로 하니까, 다들 나를 따라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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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입증한 내용으로 볼 때 살인보다 성폭행이 먼저 이뤄졌다. 군 제대 이후에 성범죄가 먼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살인으로까지 나아갔다”며 “범행 수법 등의 부분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약간씩 변화·진화했다는 것 빼고는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춘재가 사체를 훼손한 이유에 대해선 “범행 하는 과정에서 반항이든,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든지 그럴 경우, 사후에 (사체 훼손) 행위가 있었다. 본인도 그렇게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10.4/뉴스1 ⓒ News1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가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보니까 성욕 해소라든지, 자신의 욕구불만 이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성폭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이라든지, 피해자의 아픔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죄책감이란 게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춘재는 수사 과정에서 언론 보도를 즐겼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관들이 같이 있다 보니까, 물어보면 일부 얘기해주다 보니까 본인이 ‘아, 이게 보도가 나왔구나’ 인지를 했다”며 “일종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그런 성향이 분명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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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춘재는 2003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의 추억’을 이춘재가 교도소 안에서 봤거나 그런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