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보험 정보 일괄수집, 투자전략-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119개 업체 사업참여 의사 밝혀 금융당국 8월부터 허가절차 진행
#2. 은퇴를 앞둔 50대 B 씨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에서 은퇴 후 투자전략을 코칭 받는 등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향후 B 씨의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은 물론이고 B 씨가 현재의 앓고 있는 지병 등 건강 상태와 지출이 많은 소비생활까지 복합적으로 분석한 은행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격형’에서 ‘안정형’으로 조정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이 같은 서비스가 현실이 된다. 금융당국은 8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선 맞춤형 금융서비스의 청사진과 향후 사업허가 일정이 소개됐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은행 카드사 보험사 통신사 등에 흩어진 각종 금융정보를 일괄 수집해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사전 수요 조사에서 기존 금융회사를 비롯해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등 119개 업체가 사업 진출을 희망했을 정도로 시장의 기대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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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 금융감독원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요건도 함께 공개했다. △최소 자본금 5억 원 △시스템 구성·보안 체계의 적정성 △조직구조 및 관리, 운용체계의 추진 적합성 △대주주의 출자능력과 재무건전성 등의 요건을 만족하면 된다.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가 많은 만큼 ‘선점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고객데이터에 대한 독점이 사라지다 보니 기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은 마이데이터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고객 데이터를 공개해야 하지만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정보만 개방하면 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산업은 상호주의와 공정경쟁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 정보를 최대한 개방해야 하고 시장의 규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