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전자결제 사업 정리하고 배터리-OLED 과감한 투자로 미래 먹거리 사업 강력 드라이브… “본질에 집중하라” 형식 탈피 자연스러운 그룹 문화 변화 주도… “3년차엔 M&A 등 나설 가능성”
구광모 ㈜LG 대표는 취임 이래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8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는 구 대표. LG 제공
올해 2월 서울 서초R&D 디자인경영센터, 5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계열사 사장을 동행하지 않고 실무진 보고만 받은 것을 두고서도 40대 젊은 총수다운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장에서도, 회의에서도 내용과 본질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 배터리는 키우고 LCD는 정리하고
주력 계열사들도 발 빠르게 사업 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LG전자가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을 청산한 데 이어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PG) 사업을 매각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확보한 투자 자금은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고스란히 투자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셀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고,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만 총 20조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했고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가져왔다. LG그룹이 모두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분야다.
○ 실용주의 중심으로 기업문화도 변화 이끌어
당시 시무식에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캐주얼 차림으로 나선 것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시무식까지 온라인 메시지 형태로 대체했다.
여기에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하던 ‘사업보고회’도 올해부터는 하반기에만 진행키로 했다. 당초 LG그룹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중장기 전략을,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연간 사업을 점검하는 자리다. 최근 급변하는 사업 및 시장 환경 속에서 3∼4년 이상의 장기 전략보다는 연간 계획 중심의 사고가 자리 잡혀야 한다는 인식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