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이 붙어있다. 2020.6.2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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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 아파트값은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고, 규제로 묶인 인천과 경기는 오히려 더 올랐다. 여기에 규제를 비껴간 김포 등은 폭등하며 추가 규제를 시사했다. 규제가 새로운 규제를 부르는 모양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17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확대했다. 한국감정원 통계는 0.18%에서 0.28%로, 부동산114 통계는 0.1%에서 0.13%로 확대했다. 공공기관과 민간 통계 모두 상승폭이 가팔라진 것.
부동산114는 “대책 발표 이후 규제 지역의 매수자 관망이 감지되나, 기존 매물이 소진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감정원 역시 “대책의 효력 발생일 이전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격이 상승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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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정부의 규제 지정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감정원 기준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1주 전보다 0.08%포인트(p) 확대한 0.34%를 기록했다. 비규제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연수구의 상승폭은 1주 전(0.28%)의 배에 가까운 0.53%로 나타났다.
경기 역시 마찬가지. 경기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0.39%를 기록해 전주보다 0.17%p나 확대했다. 안산 등 신규 규제 지역은 물론 그동안 잠잠했던 과천(0.04%→0.15%) 등도 덩달아 오름세가 커졌다.
수도권에서 비규제 지역으로 남은 김포 아파트값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김포는 1주간 1.88% 급등하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수치로 나타난 대책의 성과라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0.07%→0.06%)가 0.01%p 둔화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는 6·17 대책으로 수도권 전체가 펄펄 끓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분명 추가 규제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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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17 대책 이후 매수 문의는 급감했지만, 김포 등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절세용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후 매도자들이 버티기에 돌입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가격 강세가 지속하면 규제 지역 확대와 세(稅) 부담 강화 등 추가 규제도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다만 주택시장의 규제 내성이 커지고 있고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장세여서 대책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