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일산 대화고 교사
늦었지만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에 충실한 조치를 환영한다. 대입정책의 핵심은 예측가능성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선 고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한 대안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염두에 둬야 할 명징한 원칙이 있다. 이미 발표된 대학의 전형 방법을 바꾸는 건 학교와 학생에 따라 유불리한 상황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고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고교 학사일정과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예년보다 학습 결손이 심각한 올해 수험생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두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출결 상황과 봉사활동 실적의 감점을 완화하자. 참석이 힘든 불가피한 상황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수시모집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저를 완화하자. 수험생들의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발표된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대학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수능 최저를 통해 학생을 변별한다. 고려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숙명여대처럼 상위권 대학들이 이 전형에 수능 최저를 걸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이 전형의 수능 최저를 완화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수험생을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끝으로,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현재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학업에 집중하세요. 그것이 정답입니다. 차분하고 담대하게.
최승후 일산 대화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