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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국경 분쟁[횡설수설/이태훈]

입력 | 2020-06-22 03:00:00


“중국 군인들이 못이 박힌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중국-인도 접경지인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산맥 자락의 갈완 계곡에서 15일 양측 군인 600여 명이 육탄전을 벌여 인도 국경순찰대원 20명이 숨지고 중국 군인도 수십 명이 다쳤다. 인도군은 중국군이 못 달린 쇠막대로 계획적인 공격을 가했다며 쇠파이프 사진을 공개했다. 인구 기준 세계 1, 2위 국가의 군인들이 몽둥이질과 투석이 난무한 육박전을 벌였다는 뉴스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국경지대에는 중국군이 증강되고 인도 전투기와 아파치 공격헬기가 전진 배치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핵보유국이다. 특히 인도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중국산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인도에선 중국산 불매운동도 일어날 조짐이다. 중국 업체의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일부 국영기업에는 중국산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인도와 국경을 3488km 접하고 있는 중국은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이 1914년 당시 중국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티베트 왕국 및 영국령 인도와 합의해 그은 국경선, 이른바 ‘맥마흔라인’을 불평등 조약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과 깊은 계곡 때문에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주장하는 영토와 실질적인 관할지가 차이가 나 충돌이 끊이질 않는다. 1962년에는 국경 분쟁이 전쟁으로까지 치달아 한 달간 인도군 3000여 명이 숨지면서 인도가 완패한 적도 있다. 아직까지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못해 양측 군인들이 관할하는 실질통제선(LAC)으로 대치하고 있다.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 캐나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국토가 넓고 국경선 길이는 2만2117k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는 6개국과 인접해 있다. 그런 중국이 힘을 무기로 팽창적인 대외정책을 펴다 보니 주변국들과의 갈등이 빈번하다. 대만을 향해서는 통일을 명분으로 군사적 위협이 일상화돼 있고,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는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근해에도 최근 들어 중국 군용기들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이 빈발하고 있다.

▷이번 국경 충돌은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라는 측면이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선조가 물려준 영토를 한 치도 잃을 수 없다”고 했다. 주변국 문제에 확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말이었는데 시진핑의 패권주의가 노골화될수록 아시아 지역 안정이 흔들리고 분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어 걱정스럽다.

이태훈 논설위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