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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韓美, 압도적 힘의 억지력 회복해야 北 도발 엄두 못낸다

입력 | 2020-06-19 00:00:00


북한 노동신문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와 관련해 어제 “이것은 첫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 군대의 자제력은 한계를 넘어섰다”는 협박성 담화를 내놓았다. 북한은 16일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이틀째 외관상으로는 잠잠한 상태이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을 일단 지켜본 뒤 추가 도발의 종류와 강도를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추후 도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하는 것이 될지,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폭침 혹은 목함지뢰 도발 같은 실제 대남 공격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로서는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통해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2018년 봄 이후 미군의 전략자산이 물러나고 한미 군사훈련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동안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발사 시험을 거듭하며 군사적 공격 능력을 높여왔다. 한반도에서 한미의 압도적 힘의 억지력을 회복해 다시 보여주는 것만이 북한과의 실제 군사대결을 피하면서 도발을 막을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7일 “핵폭격기, F-35 전투기,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다시 전개해야 하며 한미 군사훈련도 더 이상 북한과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속히 한미 군사훈련의 재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물론 한번 없애고 줄인 것을 회복하는 데는 더 큰 노력과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 “미군의 책무는 먼 나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할 때마다 1억 달러가 들어간다”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북한의 도발이 미국이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면 미국의 대응이 과거와 같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인내하면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대북 정책의 기조는 바꾸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이 남한이 독자적으로라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나서라는 것이라면 그 수용이 쉽지 않다. 문 대통령은 희망적 사고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해 인내의 마지노선이 어딘지 분명히 해야 할 때다. 확고한 군사적 대응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미국 등 우방과의 국제 공조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