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인력사무소 버스로 시흥∼송파 이동 부인도 확진… 감염경로 확인 안돼 같은층 159명 검사-자가격리 쿠팡 사태땐 140여명 확진 판정… 회사 “떨어져 근무, 식사 함께 안해”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택배 물류센터 작업장에서 한 직원이 택배 상자를 나르고 있다. 이 물류센터의 다른 층에서 근무했던 5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해당 층을 폐쇄하고 같은 공간에서 근무했던 159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진행했다. 뉴스1
15일 송파구와 경기 시흥시 등에 따르면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시흥시 정왕1동 거주 중국인 A 씨(55)가 8일과 9일 오후 송파구 장지동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C동) 4층 동부터미널로 출근해 10일 오전까지 30시간 넘게 상차 작업을 했다.
○ 증상 나타나고 30시간 넘게 물류센터 근무
A 씨는 시흥시 자택에서 송파구 물류센터까지 인력사무소 쓰리에이치오에서 임대한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8일 오후 4시 32분부터 9일 오전 8시 42분까지, 9일 오후 5시 33분부터 10일 오전 7시 50분까지 근무했다. A 씨는 건물 4층에서 택배 상자를 트럭에 싣고 내리는 단순 작업을 했다.방역 당국은 14일부터 24시간 동안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A 씨가 근무한 날 같은 층에서 근무한 159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진행한 뒤 자가 격리를 지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감염 경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당장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떨어져 근무하고 함께 식사하지 않아”
지난달 경기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작업장, 식당, 흡연장 등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이 잇따라 감염됐다. 직원과 가족 등을 포함해 14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는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후 방역 관리가 까다로워지고 작업자 간 거리를 확보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15일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에선 여전히 택배 상하차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A 씨가 근무했던 건물 1층에도 물건을 실은 트럭들이 분주하게 작업장을 오갔다. 롯데택배 물류센터는 여러 물류센터가 모인 동남권물류단지 C동의 4층을 사용했다. 지난달 확진자가 나온 마켓컬리 물류센터는 D동에 있다.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A 씨는 구내식당을 이용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식사시간에 구내식당 대신 인근 편의점을 찾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A 씨는 작업 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식사를 할 때만 벗었다. 롯데택배 운영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쿠팡 사태 이후 물류센터에선 수시로 열 체크를 하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will@donga.com·강승현·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