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북반구에서 통상 11월에 시작돼 이듬해 4월경이면 끝난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코로나 전파는 2% 감소한다’ ‘평균기온이 5∼11도이고 상대습도가 낮을수록 많이 퍼졌다’는 등 코로나의 ‘계절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랐다. 중국 중산대 연구팀은 ‘섭씨 8도의 법칙’도 발표했다. 전 세계 26개국 2만4000여 명의 확진자를 분석해 보니 평균기온 8.72도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첫 발생지 우한은 1월 최고기온이 8도로 ‘바이러스 냉장고’처럼 잘 보존하며 맹렬히 확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폭염이 시작되면 코로나가 물러날 것이라는 기대는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끝나고 있다. 평균기온이 30도가 넘는 인도는 한 달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하루 1만 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하루 3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위도에서 동서축으로 확산되던 코로나19는 온도를 가리지 않고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 남북축으로 퍼지는 형국이다.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인 국가와 지역이 120여 곳이다. 온도의 영향을 기대했던 전문가들도 “바이러스 전파는 기온보다 다른 요인이 훨씬 많아 사람이 하기 나름”이라고 물러섰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