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도 김여정 ‘靑 저능’ 맹비난, 하루뒤 김정은 南에 친서 보내 6·15 20주년 맞춰 추가압박 가능성
‘김정은 지시’ 받아 적는 김여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7일 당 중앙위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동생 김여정(오른쪽 사진 앞줄 왼쪽)이 고개를 숙여 회의 내용을 받아 적고 있다. 최근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쏟아낸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는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신문 뉴스1
김 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회의가 열렸고 주로 경제와 인사 문제가 거론됐다고 노동신문은 8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화학공업 전반을 추켜세우기 위한 당면 과업’ ‘수도시민의 생활 보장의 문제’ 등 자력갱생과 민생정책을 언급했을 뿐 한미 등과 관련한 대외 정책을 거론하지 않았다. 김여정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담화를 통해 맹비난하고, 이어 통일전선부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결단코 폐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북한 각지에서 대남 규탄대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대남 메시지를 아낀 것.
이에 김정은-김여정의 역할 분담을 통한 ‘이중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3월에도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두고 “겁먹은 개” “저능하다”는 등 맹비난을 한 지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바 있다. 똑같은 대남 전술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할 말은 다 하면서도 대외적으로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는 톤다운하는 전형적인 대남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