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면역학 권위 혼조 교수 항암제 만든 제약회사 상대 “못받은 돈 달라” 소송 내기로
혼조 교수는 분자면역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암(癌)을 극복하는 면역 기제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임스 앨리슨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올 4월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를 닌자(忍者)에 비유하며 “유전자 증폭(PCR) 검사 실시 확대, 최소 1개월 이상 외출 자제 등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혼조 교수와 오노약품은 처음에는 협력 관계였다. 혼조 교수는 1992년 ‘PD1’이란 단백질이 암 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노약품은 혼조 교수의 연구 결과를 독점 사용하기로 하는 대신 매출액의 0.75%를 지급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혼조 교수와 오노약품의 관계가 틀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오노약품과 미국 제약업체 머크 간에 벌어진 소송과 관련이 있다. 2014년 옵디보를 출시할 때 오노약품은 ‘머크가 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2017년 두 회사는 재판부의 중재로 화해했다. 혼조 교수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소송을 지원하면서 승소액의 40%를 받기로 했지만 화해금의 1%만 받았다”며 “오노약품을 상대로 226억 엔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받지 못한 39%에 해당하는 돈이 226억 엔이란 뜻이다.
근본적으로는 연구 결과를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0.75%를 지급하기로 한 계약에 문제가 있다는 게 혼조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제약사 측이 부정확하게 설명해 낮은 액수로 계약했다”며 줄곧 변경을 요구했다. 혼조 교수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소송을 낼 예정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