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전역 시위 과정에서 한인 교민들은 파악된 것만도 150건 이상의 약탈 피해를 당했다. 그럼에도 경찰폭력과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평화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민이 많다. 로스앤젤레스(LA) 한인들은 소수민족이 주축이 된 항의집회에 참여해 흑인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보내고 있다. 집회를 본 흑인들은 “그동안 한인들을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어글리 코리안’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폭력사태 초기 미국 전역에서 약탈과 방화가 난무하자 1992년 LA 흑인 폭동 당시 무기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자기 가게를 지켰던 우리 교민들을 일컫는 ‘루프 코리안(Roof Korean)’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자체 방어를 위해 총을 들고 옥상으로 향한 한인의 사진이 공개되자 “그들이 돌아왔다”고 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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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시위 재개로 약탈은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그렇다고 루프 코리안이 없어도 될 만큼 사태가 안정된 것은 아니다. LA 폭동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교민들 중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방탄소년단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캠페인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스스로를 지키면서도 미국 사회 통합에 기여하려는 한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이태훈 논설위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