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金비대위’ 1일 공식 출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임기 시작 전날인 29일에도 비공개로 만나 원 구성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 위원장은 1일 오전 8시 비대위원들과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참배 뒤에는 비대위원들과 설렁탕집에서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갖고 오전 10시 비대위 ‘킥오프’ 회의를 열 계획이다.
비대위의 성격은 최악의 경제 위기에 대응할 ‘경제 비대위’에 초점을 두었으며, 초기 과제로 ‘코로나 비상 경제대책’ 완결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3월 29일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기자회견에서 “6월 개원 국회 개시 1개월 내에 비상경제대책을 완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한 측근은 “경제 문제뿐 아니라 더 포괄적으로 당 체질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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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대응 강화를 위해 김 위원장은 본인의 비서실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이자 재선 의원인 송언석, 추경호 의원 등의 발탁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은 각각 기재부의 대표적인 예산통, 정책통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장차관급으로 중용됐다. 박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김 위원장이지만 ‘친박’ ‘비박’ 등 계파 구분 없이 경제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실용적으로 당직을 맡기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체제 비대위는 또 당내 별도 위원회를 다수 만들 계획이다. 위원회는 당 외부 전문가와 당내 전문가가 함께 활동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때도 선대위 아래 ‘비상경제대책위’를 만들어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염명배 전 충남대 교수, 장영철 전 기재부 국장,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 이사장을 전문가 그룹으로 영입한 바 있다. 비대위 체제에서도 이 같은 별도 조직을 만들고 정부에 대응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원장 측 관계자는 “정부 정책하고 각을 세우려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며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더 획기적인 정책 대안을 만들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주말 새 김선동 사무총장 내정자 등 주요 당직자들과 통화하며 본인의 주요 구상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 최고위원들의 모두 발언이 모두 공개되던 과거 최고위와 달리, 김종인 비대위는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주요 비대위원의 발언만 공개하는 식으로 ‘메시지 컨트롤’에 나서기로 했다. 중구난방식으로 메시지를 내는 게 아니라 힘 있고 간결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김준일 jikim@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