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 “힙합-현대무용-국악 융합 시도 순수예술서도 한류 붐 일으킬 것”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은 올해 국립현대무용단 10주년을 맞아 ‘친하게 지내자’를 주제로 행사를 연다. 그는 “즉흥 춤, 로봇과 무용수가 함께하는 작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겸 예술감독(68)에게 춤이란 ‘도전정신’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19일 그를 만났다. 현대무용은 난해해서 대중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늘 따라다닌다.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무용수의 숙명이지만 남 감독은 주저 없이 도전을 이야기했다. 2월 국립현대무용단장에 취임한 남 감독은 앞으로 3년간 무용단을 이끈다.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엔터테인먼트들은 수없이 많아요. 국립현대무용단에서는 흥미로움을 선사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고독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현대 무용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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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무용단은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는 중이다. 눈길을 끄는 시도 중 하나는 힙합과 현대무용, 국악의 퓨전이다. 힙합댄서의 패기와 관록 있는 현대무용가의 기획력을 버무려 그 위에 국악을 얹는 무대를 기획하고 있다. 순수예술에서도 한류의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게 남 감독의 계획이다.
“힙합은 굉장히 도전적인 장르예요. 스릴이 있게 몸을 쓰죠.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힙합 춤에 우리나라 현대무용수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입혀서 해외에 선보일 생각입니다.”
남 감독이 부임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대라는 물리적 공간이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4월 공연 예정이었던 ‘비욘드 블랙’은 6월 온라인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초연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소속 무용수들이 1∼2분 분량으로 자신의 집이나 연습실에서 춤춘 영상을 릴레이로 선보이기도 했다.
남 감독은 몸짓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사는 무용수이자 창작자로 남고 싶다고 했다. 올해 말 직접 기획한 공연도 준비 중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겉으론 행복한 척해야 하는 현대인의 고뇌를 주제로 잡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청소년과 중장년층에게 몸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 수업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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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