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모욕 사이/이재진 이영희 지음/348쪽·2만 원·한양대학교출판부
이용자들은 혐오표현의 해악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무방비로 노출된다. 하지만 정작 혐오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없기 때문에 논의를 제대로 진척시키고 문제를 극복하는 데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혐오는 전통적으로 인종, 민족, 종교, 성적 지향성 등에 근거해 폭력과 증오, 차별을 유발하는 모욕적 표현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한 국가의 사회 역사적 맥락과 특수성이 반영되며 좀 더 복잡해진다. 한국에서 혐오표현은 계층 간 증오, 여성, 성 소수자, 종북 세력 등을 향해 만연해 있다. 혐오표현은 증오 선동을 유발해 범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혐오표현과 관련해 쟁점으로 떠오른 모욕죄의 성립과 판례들을 살피고 해외의 혐오표현 대응 사례를 소개한다. 계층 간 대립을 부추기는 언론 보도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다룬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위험성으로 인해 논의되기 쉽지 않은 법적 규제의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