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 둔화, 단말기 수요 감소 요금제 하향, 로밍 직격탄 경기침체에 휴대전화 안 바꾸고 집콕 늘며 ‘데이터 무제한’ 안 써 IPTV-OTT 미디어 돌파구 모색
코로나19 이후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이통 3사 핵심 업무인 무선통신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에 단말기 수요 감소, 낮은 요금제로 갈아타기, 로밍 매출 직격탄 등 ‘4중고(重苦)’가 겹쳐 벌써부터 ‘고난의 2분기(4∼6월)’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의 1분기(1∼3월) 5G 가입자는 35만9099명으로 전 분기(36만4178명) 대비 1.4% 감소했다. 이통 3사 전체 5G 가입자는 같은 기간 121만2456명으로 전 분기(120만1183명) 대비 소폭(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통 3사는 5G 가입자 전망치를 대폭 수정했다. SK텔레콤은 연간 5G 가입자를 600만∼700만 명으로 내다봤으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대비 10∼15% 낮춰 잡았다. KT도 연말까지 자사 무선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을 25∼30%로 전망했으나 25%로 축소했다. LG유플러스도 기존 예상치(30%)에서 23∼25%로 낮췄다.
휴대전화를 2대 쓰던 사용자들이 단말기 하나를 해지하거나 요금제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도 보인다. 5G 가입자 80%가 월 8만 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는데 딱히 이용할 만한 5G 전용 콘텐츠도 부족해 저렴한 요금제로 낮추거나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로 회귀하는 것이다. 공공와이파이 단말기 확대 보급과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 내 와이파이 쓰게 돼 비싼 요금제를 쓸 유인이 사라진 요인도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3월부터 본격화되면서 알토란같던 로밍 매출도 코로나19 이전의 80%에 불과하다.
다만 이통 3사의 인터넷TV(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 사업은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하며 무선통신 실적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들은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넷플릭스 등에 인터넷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할 수 있게 하고, 정부로부터 통신요금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해당 법안은 20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통 3사 모두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되는 2분기가 1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5∼6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실적 개선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