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최저 지지율 보이자 종신집권 위기 느껴 전격 해제 보건당국 “아직 확산세 지속” 우려
코로나 대피중인 푸틴, 지자체장들과 화상회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지자체 수장들과 코로나19 화상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봉쇄 조치가 끝나는 12일 이후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를 지시했다. 나흘 연속 하루 1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경제마저 휘청거리자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모스크바=신화 뉴시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 지방자치단체 수장들과 코로나19 화상대책회의에서 “관내 모든 산업생산, 건설 분야 기업들에 대한 제한은 12일 해제하게 해달라”는 모스크바시의 요청안을 승인했다. 또 각 지방정부에 자가 격리가 끝나는 12일 이후 구체적 봉쇄령 해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러시아는 3월 중순부터 근로자 유급휴무 등 봉쇄 조치를 현재까지 유지해왔다.
러시아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7일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7만7160명에 달해 프랑스(17만4191명)를 넘어서 세계 5위가 됐다.
광고 로드중
푸틴 대통령이 봉쇄 완화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종신집권 위기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유일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조사결과 코로나 사태와 경제위기로 푸틴 지지율은 지난달 59%에 그쳤다. 2000년 1월 대통령이 된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1인 독주 체제의 러시아 정치상황으로 푸틴 지지율은 70∼80%를 기록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6%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2024년 끝나는 가운데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2차례 더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개헌안은 지난달 22일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