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경영권 승계 문제 등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정각 검은색 정장과 네이비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이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사과문의 운을 뗐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고, 노조 문제와 관련해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90도 인사’를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는 대목을 읽을 때에는 “저의 잘못”이라고 표현했고, 노사문제 관련 삼성 임직원들의 재판에 대해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기자회견은 9분 30여초 간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의 공개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 준법감시위는 삼성 최고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경영권 승계·노동·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과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국가적 감염병 사태 도중에 진행됐다.
한편, 삼성그룹 역사에서 최고경영자가 공개사과를 한 것은 이번 이 부회장의 사과를 포함해 모두 네 번이다.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지난 1966년 계열사인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공개사과했고, 2008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의혹 관련 이른바 ‘삼성특검’이 진행되자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이 부회장이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사과를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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