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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주식 팔아라” 美격언, 코스피에도 통할까

입력 | 2020-05-06 03:00:00

[커버스토리]이달 첫 거래일서 1900선 무너져




“5월엔 팔아라(Sell in May).”

미국 증권 업계에서 통계적 분석을 통해 나온 오래된 격언이다. 연초의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고 5월 들어 증시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주가가 반등한 가운데 이달 주식시장에서 이 격언이 맞아떨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해 이달에는 조정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 증권가 “5월 코스피 1,700 선 후퇴할 수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한 달 동안 10.99% 급등해 1,940 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말 종가(1,947.56)는 3월 19일 기록한 연중 최저점(1,457.64) 대비 489.92포인트(33.61%)나 급등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2.68% 급락한 1,895.37로 거래를 마쳐 1,900 선을 지키지 못하고 후퇴했다.

증권사들은 이달 증시에 대해 대체로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까지 이달 증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8곳의 5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의 하단은 평균 1,755로 집계됐다. 최저점을 1,800으로 예상한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나머지 7곳의 증권사가 1,700대 초중반을 예상했다. 주가 등락 범위 하단을 1,700 선으로 잡는다면 코스피는 이달 중 최대 10%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주가 등락 범위 상단은 2,000 초반으로 현재 대비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은 앞선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가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증시 반등을 이끄는 본질적 요소인 기업의 실적 등 전반적인 국내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도 증시의 하락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기업의 수출 부진과 내수 부진 등이 회복세에 접어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4일 “세계 경제가 깊지만 짧은 침체 후 반등할 것이라는 견해와 더 강력한 대공황 서막이 올랐다는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을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실물경제 침체와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 개미들은 ‘사자’ 행렬… 무리한 투자는 삼가야

정부와 증권사의 국내 경제와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 속에서도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증시 참여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이달 증시가 첫 개장한 4일 코스피는 2.68% 하락했지만 개인투자자는 역대 최대치인 1조7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직전 개인 최대 순매수 기록인 2011년 8월 10일 1조5559억 원을 갈아 치운 것이다.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역시 삼성전자로, 5089억 원을 사들였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70억 원, 2484억 원 순매도했다.

개미들의 삼성전자 사자 행렬에도 불구하고 2분기(4∼6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9% 감소할 것”이라며 “대면 판매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로 범세계적 매장 폐쇄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증시가 일부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를 삼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 여력이 없는데 빚을 내 증시에 뛰어드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