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도 군사 충돌 위기에 직면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배리함은 28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해역을 지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군함과 군용기를 동원해 배리함을 몰아냈다. 또 “미국은 자국의 코로나19 방역에 초점을 맞추라”고도 주장했다.
미국은 최근 대만해협, 동중국해 등에서도 부쩍 작전을 늘리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10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배리함은 당시 사실상 중국-대만의 휴전선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선’ 부근을 지났다. 사실상 중국 영해를 근접 항해하며 중국을 자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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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8일에도 미 해군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펼치자 여러 대의 군함이 아메리카함을 포위하듯 항해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양측이 남중국해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태평양에 파견한 상당수 항공모함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 중국이 영향력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스벨트함,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칼 빈슨함 등 미 항공모함 4척은 코로나19 환자 대응 및 정비를 위해 모두 항구에 정박해 있다. 반면 중국은 최근 주변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80여 개 지역에 중국식 지명을 부여하는 등 영유권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SCMP는 “코로나19 사태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군사 경쟁이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