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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되새겨보는 새마을정신[기고/이철우]

입력 | 2020-04-22 03:00:00


이철우 경북도지사

지난해 9월 북방 시장 개척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 러시아는 우리보다 면적은 170배 넓고, 인구는 3배 많다. 하지만 경제 규모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2018년 국내총생산은 대한민국이 1조7299억 달러로 러시아보다 앞선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배, 수출은 1.4배 정도 우리가 더 많다. 국토는 좁은 데다 자원이 제대로 있는 것도 아니다. 한때 ‘밥 먹었느냐’는 말이 인사일 정도로 가난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성과를 이뤘을까.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50년 전 온 나라에 일어났던 새마을운동이 그 시발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새마을운동은 잘살아 보자는 운동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고 혼자가 아닌 함께 하자는 실천 운동이다. 국제사회도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고 2015년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절대 빈곤과 기아 종식을 위한 핵심 모델로 선정된 사실이 증명한다. 우리가 세계로 수출하는 유일한 정신 운동이기도 하다.

경북은 새마을운동의 성공 노하우를 지구촌에 나누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기업인 단고테그룹이 나이지리아의 빈곤 해결을 위해 추진하는 ‘라이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고테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알리코 단고테 회장이 우리의 영농기술과 새마을운동 보급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경북은 이 외에도 15개국 56개의 새마을 시범마을을 통해 농촌 개발과 빈곤 퇴치에 기여하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중단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201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의 보급 지원에 고마움을 표했고, 2018년 대통령이 필자에게 “새마을 이름을 바꾸지 말고 새마을 해외 사업을 계속하라”며 힘을 실어주면서 다시 이어가고 있다. 새마을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가한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밑바탕에 새마을운동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키워내는 강인한 정신이 있다.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정신이다. 시대는 다르고 부르는 이름도 다르지만 역경과 위난에 처했을 때마다 어김없이 분출했다. 구국의 운동도 경북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사례가 많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온몸을 던져 싸웠던 독립운동, 나랏빚을 갚기 위한 국채보상운동, 나라를 잘살게 만든 새마을운동도 그 좋은 예이다.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난으로 전 세계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 오늘은 새마을운동 50주년이 되는 ‘새마을의 날’이다. 기념행사가 취소돼 아쉽지만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한 공을 되새겼으면 한다. 아울러 새마을정신 속에서 위기 극복의 새로운 정신을 찾기를 기대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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