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혈관 공격해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 초래” 스위스 연구진

혈관 공격에 따른 면역력 저하
사망자 부검 결과 혈관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가득차
모든 장기의 혈관기능이 손상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체의 혈관 내부를 공격해 궁극적으로 다발성 장기 기능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를 작성한 취리히 대학병원의 프랭크 러시츠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 곳곳의 혈관들을 공격한다”며 폐렴 외에도 더 많은 질병들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됐다.

러시츠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혈관의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내막(세포층)으로 침투해 인체의 방어력을 떨어뜨리고 미세순환(미세혈관으로의 혈류 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인체의 여러 부분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되고 결국 혈액 순환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츠카는 “임상적으로 볼 때 코로나19 감염자는 심장, 신장, 장 등 모든 장기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흡연자와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도 이 같은 혈관 공격에 따른 면역력 저하로 설명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러시츠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에 대한 부검 결과 혈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가득 차 있었다며 모든 장기의 혈관 기능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에 따라 바이러스 복제를 줄이는 동시에 혈관 건강을 강화하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자를 치료하는 데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 니콜스 홍콩 대학 병리학 교수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많은 구조물이 바이러스와 닮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진정한 바이러스 감염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실험실 기법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