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PC 카메라로 감시 가능”… 학생들 “맘만 먹으면 손쉽게 커닝” 게시판엔 ‘돈받고 대리시험’ 글도
“이대로 중간고사를 치르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이만 손해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예요.”
한양대에 재학하는 이모 씨(23)는 21일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험 자체보다 딴 걱정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를 온라인 시험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다. 이 씨는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부정행위는 손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학생끼리 답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된 대학가에서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시험을 치르는데, 딱히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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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러줄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한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물리화학 대리시험 봐준다. A+ 30만 원, A0 20만 원” “미적분 A+인데 대리 받는다. A0 이상 무조건 보장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이 대학 재학생인 박모 씨(26)는 “감독 환경이 허술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작정하고 달려들면 대리시험도 없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아직 대학들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 컴퓨터 카메라를 통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면 어느 정도 시험 감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