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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공안검사 출신 김진태 꺾다…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

입력 | 2020-04-16 11:48:00

개표 초반 뒤지다 중반 이후 역전 성공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은 피말리는 개표 끝에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50)가 3선에 도전한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55)를 꺾고 당선됐다. 강원 정치1번지인 춘천에서 진보 진영 후보가 당선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13대 총선 이후 20대까지 당선은 모두 보수 정당 후보의 몫이었다.

개표 초반 허 당선자는 김 의원에게 10%p 이상 뒤져 선거캠프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표 차이가 줄기 시작했고, 16일 오전 1시경 개표율 43%를 넘기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막판까지 표 차이를 벌리면서 오전 3시 반경 승리를 확정지었다. 최종 득표율은 51.32% 대 43.93%로 7.39%p 차이였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인 2.5%p 차이를 뛰어넘은 압도적 승리였다.

허 당선자는 두 차례 고배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12년에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고, 2016년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김 의원에게 4.6%p 차로 아깝게 패했다.

이 지역구는 두 후보의 리턴매치란 점 외에 허 당선자가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의 운동권, 김 의원이 공안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컸다.

김 의원은 8년의 임기 동안 태극기 부대를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부상했지만 지역 내에서 호불호가 뚜렷해져 민심의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선거구가 재편되면서 보수층이 두터운 춘천의 상당수 읍면 지역이 ‘을구’로 잘려나간 것이 김 의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 당선자는 “기쁘지만 어깨가 많이 무겁다. 시민에게 약속한 것처럼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당선자는 고(故) 김근태 의원의 수행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서울시장 정무비서관을 지냈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춘천=이인모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