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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쏘고 전투기 출격… 美항모 등 겨냥 타격훈련 한듯

입력 | 2020-04-15 03:00:00

[총선, 선택의 날]총선 전날 北 순항미사일 도발




북한이 총선 전날을 기해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쏘고 전투기로 공대지 사격을 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도한 내부 결속용 군사 이벤트이자 대남 경고용 도발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청와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군도 관련 사실을 뒤늦게야 공개했다.

○ 3년 전 김정은이 참관한 신형 지대함미사일(금성-3호) 유력

북한은 14일 오전 7시부터 40여 분간 강원 문천 일대에서 동북방으로 여러 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발사체는 150km 이상을 날아가 해상의 표적을 격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음속의 5, 6배 이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최대 속도가 음속을 넘나드는 수준이어서 순항미사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군은 2017년 6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현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발사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금성-3호)과 동일한 기종으로 보고 있다. 당시 북한은 궤도형 차량에서 금성-3호가 발사된 뒤 약 200km를 날아가 바다에 떠 있는 표적(함정)을 명중시키는 장면을 노동신문 등에 공개했다. 군 소식통은 “이날 발사 현장도 김 위원장이 참관한 정황이 포착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금성-3호는 북한이 러시아제 대함미사일을 역설계한 것으로 기존 대함미사일(스틱스)보다 사거리와 정확도가 대폭 개선된 걸로 알려져 있다. 궤도형 차량, 초계정, 헬기 등에 장착해 원거리에서 적 함정을 정밀 타격할수 있다. 유사시 미 항공모함 등 한반도 증원 전력을 겨냥할 걸로 군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수호이-25 여러 대를 출격시켜 원산 일대에서 공대지 무장 사격도 실시했다. 인근에서 미그 전투기의 비행 활동도 포착됐다고 한다. 일각에선 김일성 생일(15일)을 앞두고 육·공군 전력을 동원해 합동 타격훈련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청와대는 침묵, 군은 뒤늦게 공개 논란

군은 오전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오후에 공개했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면 즉각 언론에 문자 공지를 하고 사후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새벽부터 (순항미사일 발사 관련) 일련의 상황이 포착돼 주시하는 상황에서 (수호이 전투기의 공대지 무장 발사 등) 추가 군사 활동이 파악돼 종합적인 상황 평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위반이 아니라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2017년 6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때와는 대비된다. 당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규탄했다. 하지만 이날엔 NSC는 물론이고 최근 북한 도발 때마다 개최했던 관계장관 회의도 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을 통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있다”며 “국방부가 관련 대응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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