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성장의 역사에서 농·축협의 수익은 사회공헌 활동과 서민금융 지원 등에 사용되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금석이 되어 왔다. 지난해에도 총 1조5875억 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도농 균형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작년 말 기준 농·축협의 비과세예탁금은 56조5258억 원으로 전체 저축성 예탁금의 26%를 차지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비과세예탁금 제도 폐지로 비과세예탁금의 29%인 16조2794억 원이 이탈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수익으로 환산하면 농·축협당 3억3000만 원 정도 이익이 줄어든다. 비과세예탁금 제도가 농·축협 자립경영 기반의 주춧돌이자, 지역경제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하겠다.
특히 준조합원 가입분이 비과세예탁금의 82%인 46조865억 원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준조합원은 대부분 도시 이주민이거나 농업인의 자녀, 농업 관련 분야 종사자로 모두 농업·농촌 발전의 든든한 후견인들이다. 이런 후원을 기반으로 농·축협은 금융 낙후 지역의 금융 소외계층에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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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당과 야당 모두 이번 총선 공약집을 통해 비과세예탁금 제도의 연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농업 경쟁력 강화와 민생경제 안정이라는 비과세예탁금 제도의 상생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일몰기한 도래 때마다 반복되는 기한 연장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영구 비과세로 바꾸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에서 농업 분야에 대한 지원은 뚜렷하게 찾아볼 수 없다. 올해 말이면 비과세예탁금을 포함해 20개 농업 분야 조세 감면 일몰기한이 도래한다. 국민적 응원과 공감에 힘입은 일괄 연장으로 시름에 찬 농업인들을 다독여 주었으면 한다.
이재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