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파충류사육학’ 책 펴낸 이태원-문대승-박성준-차문석씨
왼쪽부터 안상준 박영사 대표, 박성준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이사, 미스터 단, 문대승 이사, 이태원 회장. ‘양서파충류사육학’을 손에 든 미스터 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량 파충류 브리딩(교배와 번식) 시스템을 도입한 파충류 전문가다. ‘파충류 소녀’로 알려졌던 김디에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제공
턱의 목주름을 부풀려 자신이 대장임을 주장하는 애놀 리자드. 박영사 제공
2000년대 들어 인터넷으로 해외 파충류 애호가 사이트에서 찾은 진기하고 희귀한 거북이 등의 사진을 들고 수족관 거리에 가면 몇 주 지나지 않아 실물이 등장했다. 파충류 시장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남미 아마존 물가 나무에서 서식하는 붉은눈나무개구리. 박영사 제공
“두 친구가 부추겨서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근처에 차렸는데 금세 사랑방이 돼버렸어요. 동호인들이 찾아와서 거북이 도마뱀 뱀 이야기하고 같이 저녁 먹고 그랬지요.”(문 이사)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하던 박 이사도 시간만 나면 찾아왔다. 차문석 이사와 출판사 박영사의 안상준 대표도 당시 ‘동생’처럼 이 아지트에서 뒹굴었다.
“고시촌 원룸 한쪽 벽에 사육장을 놓고 거북이 5마리를 키웠어요. 아침마다 야채를 썰어서 먹였죠. 저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지요.”(박 이사)
파충류 가게는 6년 만에 자본금을 까먹고 문을 닫았지만 이들의 파충류 사랑은 더 맹렬해졌다. 거북이 도마뱀 뱀에 관한 책을 썼고 문 이사와 차 이사는 직업전문학교에서 파충류 사육법을 가르치게 됐고, 이 회장은 생명과학박물관의 수석실장이 됐다.
어린 모습인 채로 성장하는 양서류 우파루파. 박영사 제공
“거북이는 실내에서 키우면 일찍 죽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비만 때문이에요. 받아먹는 모습이 예쁘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이를 주다 보니 당뇨 콜레스테롤이 오죠.”(박 이사)
위급할 때 목주름을 펼쳐 몸을 크게 보이게 하는 목도리도마뱀. 박영사 제공
“그냥 무작정 좋았어요. 양서파충류는 바쁜 일상에서 많은 시간과 관심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요.”(이 회장) “이들의 색에 매료됐어요. 남들이 알아채지 못한 아름다움을 알아챘다고나 할까요.”(문 이사) “반려동물이 아닌 관상동물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생길 수 있지’ 하는 감탄을 느끼게 해주죠. 털이 없어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건 덤이고요.”(박 이사)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